인재근 : 평소에 파킨슨병이라는 지병을 앓고 있었다. 신경계 교란으로 인한 것인데, 보통 전기고문을 받으면 신경계 교란이 생긴다고 외국의 논문에 발표된 게 있다고 한다. 그래서 신경계 교란은 전기 고문으로 인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런 뇌졸중, 뇌정맥혈전증을 유발할 수 있는 게(지병이) 평소에 없었기 때문에 그런 의심(돌아가신다는 의심)도 하지 않았다.프레시안 : 파킨슨씨 병을 앓는 다는 것을 언제 알았나?인재근 : 6년 전 쯤 됐다. 약을 계속 먹고 있었다. 그렇게 많이 진전되지 않았었다. (85년) 9월에 고문을 당했는데, (매해) 9월, 추워지는 시기를 건강하게 넘기기가 어려웠다. 몸살 같이, 열병 같이 매년 열흘 쯤 앓는다. 그런 때가 되면 각별히 조심을 한다. 일정도 너무 빡빡하면 몸살 날까봐 굉장히 조심하는 시기였다. 그 때 (박인규 대표가) 만났을 때도 그런 시기였다. 이미 몸이 아팠을 때였다. 그런데 어떻게 식사도 하고 대화도 하셨는지...프레시안 : 제가 만나 뵀을 때는 손 쓰임만 조금 불편했지, 괜찮으셨다.
인재근 : 그런 것을 다 고문 후유증으로 생각했겠죠. 말이 어눌해도, 동작이 어색해도 그렇게 생각을 했죠. ..........젊은 신부가 그랬다고 하더라. '좀 박력 있게 싸우라'고 무슨 모임에서 그랬다고 하대요. 그런데 (그 신부님이) 그 얘기를 한 것이 너무 가슴 아파 죽는다고 했다. (함 신부님 얘기가) 그 얘기네요. 아파서 그런 줄 몰라서 그랬다고, 아파서 가슴을 치시더라..........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20120119171754
무엇보다 파킨슨병을 여러 이유 때문에 쉬쉬했던 점이 특히 후회가 되었습니다. 파킨슨병을 감추게 되자 파킨슨병의 원흉인 고문후유증도 감춰지게 되고 결국 고문을 국가나 사회가 아닌 개인적 차원의 문제로 치부하고 말게 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고문의 개인적 차원조차 김근태의 강한 정신력과 온화한 성품으로 인해 치유가 아닌 불편함의 인내 정도로 치부되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병상의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고통의 한복판에서 눈을 껌벅거리며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는 남편 김근태의 모습을 보면서 사실은 고문이 김근태를 너무나 힘들게 했었고 그의 몸과 정신을 거의 다 허물어 뜨려 놓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실상은 벼랑 끝에서 웃고 있는 김근태의 용기와 절규를 가장 가까이에 있던 아내조차 넉넉함과 부드러움으로 오해했던 것은 아닌가싶어 문득문득 가슴이 찢어졌습니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2012062211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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